팀장으로 일하다 보면 자신보다 해당 업무에 대해 훨씬 더 깊은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가진 고연차 팀원을 이끌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리더보다 실무를 더 잘 아는 팀원을 대할 때 리더는 자칫 위축되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통제하려다 갈등을 빚기도 합니다.
하지만 고연차 팀원은 우리 팀의 성과를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올려줄 수 있는 핵심 자원입니다. 리더가 모든 것을 다 알고 지시해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고, 이들의 전문성을 인정하며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것이야말로 유능한 팀장의 성과 내는 비결입니다. 오늘은 고연차 팀원의 역량을 200% 끌어내기 위해 리더가 실천해야 할 구체적인 위임과 소통 전략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첫째, 내가 할 일과 위임할 일을 명확히 구분하세요
리더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본인이 직접 챙겨야 할 업무와 고연차 팀원에게 과감하게 넘겨야 할 업무를 구분하는 것입니다. 이때 유용한 도구가 업무의 중요도와 긴급도를 기준으로 4분면을 나누는 ‘아이젠하워 매트릭스’입니다. 중요하고 긴급한 일은 리더가 주도하되, 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은 장기적인 기획이나 전문성이 요구되는 실무는 고연차 팀원에게 위임하여 그들이 주도권을 갖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업무 분장을 명확히 하기 위해 ‘RACI 차트(Responsible, Accountable, Consulted, Informed)’를 함께 활용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누가 실무를 담당하고(R), 누가 최종 책임을 지며(A), 누구와 협의하고(C), 누구에게 보고할지(I)를 정해두면 고연차 팀원의 전문성을 존중하면서도 리더의 관리 범위를 명확히 할 수 있습니다.
o “이 업무를 내가 직접 수행하는 것이 팀의 전체적인 성과에 가장 효율적인가, 아니면 저 팀원의 경험을 활용하는 것이 더 나은가?”
o “나는 실무의 디테일에 집착하고 있는가, 아니면 팀원이 일할 수 있는 환경과 방향성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는가?”
o “내가 이 업무를 위임하지 못하고 붙들고 있는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 (불안함 때문인가, 인정받고 싶어서인가?)”

둘째, 업무의 목적(Why)과 핵심(What)만 공유하고 방법(How)은 그들에게 맡기세요
경험이 풍부한 팀원에게 업무 지시를 할 때 가장 피해야 할 것은 세세한 실행 방법까지 간섭하는 ‘마이크로 매니지먼트’입니다. 고연차 팀원은 이미 업무의 흐름과 해결책을 리더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리더는 이 업무가 왜 필요한지(Why), 그리고 반드시 달성해야 할 핵심 결과물(What)이 무엇인지만 명확히 전달하고, 그것을 실행하는 구체적인 방법(How)은 팀원이 스스로 결정하게 해야 합니다.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발휘해 스스로 방법을 찾을 때 고연차 팀원은 존중받는다고 느끼며 더 높은 몰입도를 보입니다. 리더는 과정 하나하나를 지시하기보다 든든한 지원군이자 코치로서 그들의 장애물을 제거해 주는 역할에 집중해야 합니다.
o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목표는 00입니다. 김 차장님의 경험상,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접근 방식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o “우리가 도달해야 할 결과물은 이것입니다. 진행 과정이나 방식은 편하신 대로 진행해 주셔도 좋습니다. 제가 지원해 드릴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말씀해 주세요.”
o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제가 생각하지 못한 더 좋은 방법이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풀어가는 게 좋을지 의견을 주시겠습니까?”

셋째, 결정 권한의 범위와 책임의 경계를 분명히 설정하세요
자율성을 부여한다고 해서 모든 것을 방임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고연차 팀원이 마음껏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하되, 어디까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고 어떤 사안은 반드시 리더와 상의해야 하는지 그 ‘운동장’의 넓이를 합의하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권한 위임이 성공하려면 그에 따르는 책임의 소재도 명확해야 합니다. 사전에 결정 권한의 범위를 명확히 하지 않으면,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서로 책임을 미루거나 리더가 뒤늦게 개입하여 팀원의 의욕을 꺾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팀장님 전결, 이 부분부터는 제 재량”이라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있을 때 고연차 팀원은 불필요한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 있게 업무를 추진할 수 있습니다.
o “이 프로젝트의 예산 집행과 일정 변경에 대해서는 과장님께서 전적으로 결정해 주십시오. 다만, 타 부서와 협의가 필요한 이슈가 생기면 그때는 저에게 미리 공유해 주시기 바랍니다.”
o “최종 의사결정 단계 전까지의 프로세스는 일임하겠습니다. 혹시 진행하시다가 제가 개입해서 풀어야 할 리스크가 보이면 바로 알려주세요.”
o “어디까지 보고하고 어디서부터 스스로 결정하실지, 편하신 기준이 있으신가요? 우리가 서로의 기대치를 미리 맞춰두면 좋겠습니다.”

고연차 팀원과의 시너지는 리더가 ‘통제’를 놓고 ‘신뢰’를 선택할 때 발휘됩니다. 오늘 당장 고연차 팀원과 티타임을 갖고, 그들이 현재 맡고 있는 업무 중 ‘스스로 결정하고 싶은 부분’과 ‘팀장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딱 한 가지만 물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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