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원이 일을 잘하지 못한다고 느껴질 때, 많은 리더는 무의식적으로 의지의 문제를 먼저 떠올립니다. 시키면 움직이고, 먼저 나서지 않는 모습을 보며 책임감이나 태도를 문제 삼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상황을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의지의 문제가 아닌 경우도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팀원이 일을 못하는 상황은 개인의 성향보다 구조와 조건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추측이 아니라 질문이 필요한 이유
의사는 환자를 진단할 때 자신의 감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습니다. 어디가 아픈지, 언제부터 불편했는지, 어떤 상황에서 증상이 심해지는지를 묻고 확인합니다. 같은 증상처럼 보여도 원인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팀원의 성과를 바라보는 리더의 시선도 이와 같아야 합니다. 리더의 추측으로 팀원을 판단하는 순간, 문제 해결은 멀어지고 관계만 나빠집니다. 그래서 팀원이 일을 못할 때일수록 대화가 먼저 필요합니다.
블룸버그와 프링글의 C-W-O 모형으로 본 성과
블룸버그와 프링글의 C-W-O 모형에 따르면, 성과는 Capacity, Willingness, Opportunity의 곱으로 결정됩니다. 즉 성과는 능력, 의지, 기회라는 세 가지 요소가 동시에 작동할 때 만들어집니다. 이 관점은 저성과의 원인을 한 방향으로 단정하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Blumberg와 Pringle은 성과를 개인의 노력만으로 설명하지 않고, 개인과 환경의 상호작용으로 설명했습니다.
성과Performance = 능력Capacity x 의지Willingness x 기회Opportunity
첫째, Capacity 능력을 살펴본다.
능력은 팀원이 일을 해낼 수 있는 실제 역량을 의미합니다. 여기에는 업무 경험, 직무 이해도, 문제 해결 능력, 기술 숙련도가 포함됩니다. 팀원이 몇 년 차인지, 이 업무를 처음 해보는지, 기대 수준에 비해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성과를 요구하면, 팀원은 점점 위축되고 방어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경우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압박이 아니라 기준 설정과 학습의 기회 제공입니다.
“과거에 했던 업무들과 비교했을 때, 이번 프로젝트(업무)의 난이도는 10점 만점에 몇 점 정도로 느껴지나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가장 어렵게 다가오나요?”
“현재 목표로 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본인에게 가장 부족하다고 생각되거나 보완이 필요한 기술적 역량(혹은 지식)은 무엇인가요?”
“제가 기대하는 완성도와 OO님이 생각하는 ‘완료’의 기준이 다를 수 있습니다. 지금 작성 중인 결과물이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했다고 생각하시나요?”

둘째, Willingness 의지를 살펴본다.
의지는 일을 하려는 마음과 동기를 의미합니다. 다만 이것을 개인의 태도나 성실성으로 단순화해서는 안 됩니다. 이 일이 왜 중요한지 이해하고 있는지, 자신의 성장과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지, 반복되는 실패로 인해 자신감을 잃지는 않았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또한 회사에서 동료들이나 리더 자신과의 관계는 어떠 한지도 생각해보고, 일 자체가 구성원과 얼마나 맞는지도 물어봐야 합니다. 동기가 낮아진 이유도 다양하기 때문에 어떤 이유 때문이지 알아보고 그에 맞춰 리더가 지원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이 업무가 OO님의 커리어 목표나 개인적인 성장에 어떻게 연결된다고 생각하시나요? 혹시 연결고리를 찾기 어렵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최근 업무를 진행하면서 ‘노력해도 잘 안 될 것 같다’는 무력감을 느끼거나, 실패가 두려워서 주저했던 순간이 있었나요?”
“솔직하게 이야기해서, 현재 맡고 있는 업무의 성격이나 방식이 본인의 성향과 잘 맞는다고 느끼시나요? 만약 맞지 않는다면 어떤 부분에서 에너지가 가장 많이 소모되나요?”

셋째, Opportunity 업무 환경을 살펴본다.
기회는 능력과 의지가 있어도 성과를 내기 어렵게 만드는 환경적 요소를 의미합니다. 업무량은 적절한지, 필요한 자원과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지, 의사결정 구조가 불필요하게 복잡하지는 않은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기회의 문제는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며, 리더와 조직이 반드시 점검해야 할 책임 영역입니다. 팀원이 계속 막힌다면, 그 막힘이 개인이 아닌 구조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질문해야 합니다. 그래서 리더 역시 자신이 적절히 그러한 환경을 제공해줬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현재 주어진 시간과 물리적인 업무량을 고려했을 때, 퀄리티를 챙기며 일하기 적절한가요? 아니면 시간에 쫓겨 급하게 처리하는 비중이 더 높은가요?”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복잡한 보고 절차나, 의사결정이 늦어져서 일이 멈추는 구간(Bottleneck)이 있나요?”
“성과를 내기 위해 꼭 필요한 데이터, 도구, 예산 혹은 타 부서의 협조가 제때 제공되고 있나요? 혹시 접근 권한이 없어서 답답했던 적은 없나요?”

저성과자를 바라보는 리더의 관점 전환
C-W-O 모형의 핵심은 세 요소가 곱셈 관계라는 점입니다. 능력, 의지, 기회 중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전체 성과는 급격히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저성과 팀원을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으로 규정하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더 복잡하게 만듭니다. 오히려 지금 이 팀원에게 가장 취약한 요소가 무엇인지를 구분해내는 것이 리더의 역할입니다.
팀원의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고 느껴질 때, 판단부터 하지 말고 이렇게 해보시길 권합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 능력, 의지, 기회 중 무엇이 가장 어렵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 하나를 던져보는 것입니다. 그 질문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여 그 부분에 대한 리더의 지원을 통해 팀원이 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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